월급날이었다.
문자 알림이 떴다.
입금 완료.
예전에는 월급날이 기다려졌다.
잔고가 늘어나는 기분,
뭔가 보상을 받는 느낌.
그런데 이상하다.
요즘은 월급날이 와도
별다른 감정이 없다.

기쁘지도,
설레지도 않는다.
그저 그런 날 중 하나일 뿐이다.
출근길, 지하철 안.
핸드폰을 열고
통장 잔고를 확인했다.

들어온 돈과
나갈 돈을 대충 계산해본다.
카드값,
관리비,
보험료,
적금,
식비,
기타 등등.
남는 건 거의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통장 잔고는 늘 제자리.
월급날이라고 해서
회사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다들 말은 안 하지만
서로 마음속으로는 아는 것 같다.

오늘 월급 들어왔다고
점심 메뉴를 더 좋은 걸 먹지도 않고,
커피를 더 자주 사 마시지도 않는다.
그냥 평소처럼
컴퓨터를 켜고,
메일함을 열고,
조용히 하루를 시작한다.

예전에는 월급날이면
뭘 살까,
어디 갈까,
조금은 기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돈도 결국은
다 빠져나갈 돈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괜히 들뜨지 않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있다.
월급날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돈을 벌기 위해 보내는
하루하루의 시간과 마음이라는 걸.
월급은 늘 들어오지만
내 시간과 마음은
어디에도 쌓이지 않는 것 같다.

점심시간,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봤다.
하늘은 맑았다.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월급도 좋지만,
이렇게 잠깐 숨 돌릴 수 있는
여유 같은 게
더 필요한 건 아닐까 하고.

회사에서 일하는 이유,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 돈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면
그걸 위해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늘도 역시,
문자 알림은 왔지만
기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조차도
회사 생활의 일부겠지.
다시 자리에 앉아
보고서를 쓴다.
그리고 또,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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