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후,
잠깐 드라이브 겸 용인 기흥 쪽에
새로 생겼다는 대형 카페에
가족들과 들러보기로 했다.
SNS에서 본 사진은 꽤나 근사했다.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것 같은 고층 뷰,
감성 인테리어,
그리고 커피 한 잔.
'사람은 많겠지' 싶었지만
설마 들어가지도 못할 정도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카페 건물 근처까지 갔을 땐
이미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주차장 진입을 기다리는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음, 10분쯤 기다리면 되지 않을까?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어느새 40분이 넘었다.
차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창밖을 보니
비슷한 표정의 운전자들.
기대와 지침이 섞인
얼굴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주차 유도 직원도 없었다.
안내판도, 대기 알림도 없이
차들은 서로의 템포에 맞춰
그냥 '기다림'이라는 걸 하고 있었다.
나는 중간쯤에 끼어 있었고,
앞도 뒤도 나가지 못했다.
'커피 한 잔 마시자고,
지금 이걸 왜 하고 있는걸까?'
그 생각이 들었을 즈음,
차 안에 고요가 깔렸다.
음악도 끄고, 창문도 닫고,
가족들의 한 숨소리를 BGM삼아
가만히 하늘만 바라봤다.
결국 1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조용히 차머리를 돌렸다.
카페 앞까지 가지도 못한 채,
그냥 돌아 나왔다.

허탈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해서가 아니라,
'기대'가 무너지는
그 감정이 허탈했던 거다.
분명 나는 커피 한 잔이 아니라,
위로받는 시간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조용한 여유는
기다림과 짜증 속에서 산산조각 났다.

집에 돌아오는 길,
차 안엔 묘한 감정이 남아 있었다.
억울함, 짜증, 허무함... 그런 감정보다
그걸 참아낸 나와 가족들에 대한 씁쓸함
그것이 더 가까운 표현이었을 것이다.

왜 나는 잠시라도
쉬고 싶을 때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찾아갈까?
왜 많은 사람이 가는 곳이면
'괜찮은 시간'을 보장해줄 거라고
굳게 믿게 되는걸까?
그리고 왜,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나는 꼭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가끔은 혼잡한 카페보다
동네 편의점 커피 하나 들고
차 안에서 듣는 음악 한 곡이
더 위로가 되기도 한다.
알면서도,
우리는 또 '인스타 속 평온'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오늘 내가 원한 건
분위기 좋은 카페가 아니라
그곳에서 찾는
'나만의 조용한 자리'였던 걸지 모른다.
결국 그 자리는
다른 누구의 차지였고,
나는 조용히 돌아섰다.
📌 Daily Log #004
당신은 최근, 어떤 ‘기대가 무너진 경험’을 하셨나요?
| 🧩 Daily Log #006 - 더 나은 회사로 떠나는 건 당연한 선택일까 (3) | 2025.07.07 |
|---|---|
| 🧩 Daily Log #005 - 왜 우리는 퇴근 길에 꼭 이어폰을 꺼내는가 (1) | 2025.07.07 |
| 🧩 Daily Log #003 - 대형 약국, 싸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0) | 2025.07.05 |
| 📘 Daily Log #002 -대화는 이어졌지만, 나는 그 안에 없었다 (5) | 2025.07.04 |
| 📘 Daily Log #001 - 그 안에서 우린 왜 '무리'가 되어야만 했을까 (4) | 2025.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