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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ily Log #008 - 사내 연애, 그리고 이별 후의 뒷모습

📓 Daily Log

by Still, Worker 2025. 7. 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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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시 반쯤.

슬슬 일과 마무리를 하려는데,

회의실 불이 꺼지지 않은 게

두 눈에 들어왔다.

 

들여다보니,

사람 한 명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책상 위에 올려둔 손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모습.

 

문을 열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문을 열었다.

 

"여기서 뭐 해?"

"아... 잠깐 정리할 게 있어서요."

 


 

 

 

익숙한 얼굴.

얼마 전까지 같은 팀에서 

함께 일했던 후배 녀석이다.

 

요즘 다른 팀으로 옮겨 갔는데,

사무실 복도에서 마주치면

인사만 툭, 주고받던 사이.

 

하지만 그 뒤엔

모두가 아는 조용한 사건이 있었다.

사내 연애. 그리고 이별.

 


 

 

 

처음엔 비밀이었지만

언제부턴가 둘 사이의 기류는

누가 봐도 연애 중인

연인의 것이었다.

 

출퇴근이 겹칠 때마다 함께 나가고,

점심시간이면 같이 사라지고,

회의 중에는 눈빛으로 대화했다.

 

물론, 누구도 대놓고 말하진 않았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연애는 언제나

'알면서도 모르는 척'이 예의니까.

 

그렇게 몇 달이 흐렀고,

조용히 끝이 났다.

 

둘 다 말없이

각자의 팀으로 흩어졌고,

마주칠 일이 적어진 대신

그리움과 어색함만 남았다.

 


 

 

 

"밥은 먹었어?"

회의실 의자에 같이 앉으며 물었다.

"네... 뭐, 그냥 과자 몇개요."

"과자가 넌 밥이냐, 이놈아?"

"입맛 없을 때 먹으면 맛있어요 선배"

 

짧은 말 속에

마음을 숨기느라 애쓰는 느낌이었다.

 

 


 

 

 

연애는 참 이상한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땐

하루가 들뜬 설렘으로 가득 차는데,

끝이 나면

같은 하루가 왜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는지.

 

특히 사내 연애의 끝은,

그 사람과 절대 안 마주칠 수 없다는

희미한 공포를 동반한다.

 

출근길 복도, 회의 중 보고서,

메신저 메시지 하나에도 흔들린다.

 

일은 계속되어야 하니까.

감정이 망가져도.

 

 


 

 

 

"힘들지?"

"아니에요... 버틸만 해요."

 

그 말 속에서

'힘들다'는 말보다 더 큰 아픔이 느껴졌다.

 

사실,

이별 후 가장 힘든 건

그 사람의 빈자리가 아니라,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이 공허함이다.

 

모두는 평소처럼 일하고,

회사는 언제나처럼 굴러가고,

출근도, 회의도, 보고도 똑같다.

 

근데 나만 자꾸

그날, 그 순간, 그 말에 머물러 있는 것.

 


 

 

 

"오늘 하루 잘 견뎌냈잖아.

그걸로도 충분해."

 

그 한마디에

후배는 눈을 피하며 살짝 웃었다.

그 웃음 뒤에는

기댈 곳 없이 

혼자 버티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웃음에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말 못 할 무게를 안고 산다.

 

그리고

그 무게는 언제나 일터 한가운데서도

조용히 우리를 짓누른다.

 

어쩌면,

회사란 그런 곳일지도 모른다.

프로답게 일하지만,

사람으로서 버티는 공간.

 


 

 

그날 나는 후배에게

큰 조언도,

뾰족한 위로도 해주지 못했다.

 

다만 같이 조용히 앉아 있어줬고,

텅 빈 회의실에서

둘이 바라보는 시계를 잠시 멈춰줬다.

그것만으로도

괜찮았기를 바란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누군가의 무너짐을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받아주는 일.

작은 기둥이 되어주는 일.

그것이 내 자리이고,

내가 오늘도 일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Still I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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